한국의 유아교육 발전과정

현대사회의 유아교육은 해방 전과 해방 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원은 1897년 설립된 부산유치원이었다. 이 유치원은 일본인이 일본인 자녀를 위해 설립하였으며 교사도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의 유치원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이어서 1900년에 인천에 인천 공립유치원이 설립되었고, 1913년에는 백인기에 의해 경성유치원이 설립되었는데, 이 경성유치원은 한국인 3명과 일본인 1명의 교사 4명과 3 학급의 아동 120명으로 운영되었다. 이 유치원은 부유층 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고, 보육비가 비쌌으며, 한국인을 일본인으로 동화시키기 위한 식민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시범유치원의 성격을 띠었다. 그러다가 1914년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브라운 리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의 전신인 이화학당에 부설 유치원을 세웠다. 대상은 16명의 한국 아동이었다. 다음 해에는 이화학당 내에 유치원 사범과를 개설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원 교사 양성기관이 설립되었다. 이 사범과의 이수 과목은 은물, 유희, 수공, 교육학, 아동 심리학 성경, 한문 등이었다. 1916년에는 박희도가 정동교회 내에 현재의 중앙대학교 부설 유치원의 전신인 중앙유치원을 설립하였다. 이 유치원은 설립 주제, 교사, 교육 대상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었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한국 최초의 유치원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후 이화유치원과 중앙유치원은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흐름을 주도해 왔으며, 현재에도 대학 부설 유치원으로서 사범과 연구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후에도 한국의 아동을 위한 유치원이 전국에 보급되기 시작하였는데, 이때의 유치원도 선교사들에 의한 유치원과 일본인들이 일본 아동들을 위해 세운 유치원이 주를 이루었다. 이 유치원들의 설립이나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는 없었다. 1922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치원에 관한 법적 규정이 포함된 '조선교육령'이 공포되었다. 이 법령은 일본이 한국인에 대한 유화정책의 일환으로 공포한 법령으로 해방 후 교육법이 제정되기까지 유치원 교육의 법적인 근거가 되었다. 이 법령에 의하면 대상연령은 3세부터 7세까지의 유아였으며, 보모 1인에 유아 수는 40명 이하로 되어 있었다. 교육내용은 유희, 창가, 담화, 수기로 구성되었다. 교사는 보모로 칭해졌으며, 유아교육 대신 보육이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되었다. 해방 전까지의 유치원 교육은 주로 일본인과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1961년에는 아동복리법이 제정됨으로써 6·25 동란으로 인해 버려진 아동 보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정 시설로서 탁아소에 대한 규정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정부 수준의 행정 지도 및 감독이 없었기 때문에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 어려웠으며, 이름만 존재하는 정도였다. 어쨌든 이 시기는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성장 초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가 1963년에 유치원 시설기준령이 공포되고 1969년에 최초의 유치원 교육과정령이 공포되자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1976년에는 부산과 서울에 공립유치원이 설립되었으며, 비로소 유치원 교육의 공교육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 후 공립유치원의 수는 점진적으로 늘어나 1980년에는 40개 정도가 되었다. 탁아소의 경우 1968년에 정부 차원의 탁아 사업이 확장되면서 명칭도 '탁아소'에서 '어린이집'으로 바뀌었다. 이 '어린이집'은 보건사회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운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가, 1982년 유아교육진흥법의 제정으로 다시 '새마을유아원'으로 개칭되면서 내무부가 관할하게 되었다. 더구나 그 성격도 탁아기능보다 교육기능을 강조함으로써 탁아시설의 부족현상을 부채질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