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의 동향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적으로 유아교육은 상당한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다. 이 변화와 발전은 나라마다 문화적 배경, 당면과제, 현실적 여건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아교육의 형태, 교육 방법, 강조점 등에 있어 어느 정도의 다양성을 띠어 왔다. 그런데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추구하고 있는 보편적인 유아교육의 방향이 있다. 첫째, 집단의 크기를 점점 줄여나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는 3~4세 아동의 경우 한 학급의 아동수를 1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부 공립유치원의 경우 한 학급의 아동수를 18명 정도로 낮춘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 학급당 아동의 수만 아니라 학급의 수에도 해당하고 있다. 즉, 작은 규모의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미 설립되어 있는 기존의 대규모 학교의 경우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여, 학교 안의 학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학교는 처음부터 학급수를 적게 하여 학교의 규모를 작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교육 현장이 비인간화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하여 아동과 아동, 교사와 교사가 서로 친숙한 인간관계를 경험하고 형성함으로써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시골의 소규모 학급 및 소규모 학교의 교육적 장점이 종종 알려졌으며, 대도시 학교에서도 학교 및 학급 단위를 줄여 교육환경의 질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유치원, 보육시설, 초등학교에서 지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치원 학급 정원을 보면 서울의 경우 4, 5세 아동은 1:30, 3세 아동은 1:20으로 규정되어 있다. 둘째, 유아교육에 부모의 역할과 참여가 강화되고 있다. 유아교육의 대상에 아동만 아니라 부모까지도 포함한다.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가정과 학교에서 같이 지어야 하며, 교육의 효율성 면에서도 가정과 학교 간의 강력한 연계성이 요청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특히 아동이 장애를 가지고 있을 경우 더욱더 그 부모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부모의 참여는 부모가 자신의 교육적 자질을 키우기 위해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는 소극적인 수준에서부터 직접 아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을 결정하고 행정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수준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띤다. 셋째, 유치원 교육이 공교육화되고 있다. 종래에는 유치원 교육이 보편화되지 않아 특수층의 유아들만이 교육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대부분의 유아가 각종 형태의 유아교육 기관에 다니고 있다. 따라서 각국의 정부에서도 조기교육의 중요성에 비추어 유치원교육을 모든 아동들이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화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유치원 교육이 이미 공교육화되어 있으며, 미국에서는 1년간의 유치원 교육이 아닌 유치원 연령 이전의 1년까지 포함한 2년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유치원 교육의 공교육화는 유치원 교육과 초등학교 교육 간의 연계성 유지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넷째, 장애아를 비장애아 학급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장애아들이 비장애아들과 분리되어 독립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장애아들이 비장애아들과 같은 학급에서 교육을 받게 하는 주류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 방법은 장애아들에게 비장애아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실생활에서의 적응력을 키우고 보다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취지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다섯째, 보육시설의 교육적 기능이 점점 강조되고 있으며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보육시설의 기능이 더 이상 기본적 신체 건강을 중심으로 하는 양육이나 보호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으며, 전인적 발달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교육활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섯째, 종일제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가족구조가 핵가족화함에 따라 자녀양육자의 부재 현상이 생기게 되고 따라서 이를 해결해 줄 사회적 지원체제로서 종일제가 늘어나고 있다. 종일제는 보육시설과 유치원 종일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보육시설의 경우 1일 12시간을 기준으로 운영하며 유치원 종일반은 하루 8시간 이상을 운영한다. 보통 한 유치원에 종일반 학급을 1, 2 학급 정도 두고 운영한다. 주요 목적은 교육과 보육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며 가정의 필요에 따라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것이다. 유치원 종일반의 경우 동일연령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있고 혼합연령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혼합연령 형태를 딴다. 종일반을 원하는 인원의 부족으로 같은 학급에 여러 연령층의 유아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경우 교사는 지도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령의 혼합은 유아들에게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 도와주고 배우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