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대한 막연한 설명이 아닌 과학적 실험과 분석을 통해 학습의 발생과 유지에 대한 원리를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던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인지심리학이 대두되게 시작한 20세기 중반까지 대단한 관심을 받아왔다. 인지심리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행동주의 학습 이론의 비판과 학습에 대한 과정에 초점을 두는 인지심리학의 학습이론으로 인해 오늘날 행동주의 이론은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사에게 행동주의 이론과 그 원리만큼 강력하고 유용한 수단을 제공하는 이론 역시 흔치 않다. 행동주의 학습이론의 토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는 '강화'다. 교사는 학습자가 자기 행동에 대한 결과에 만족하였을 경우에만 강화의 과정이 진행된다는 아주 평범한 원리를 종종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강화의 과정과 관련하여 가장 강조되어야 할 점은 아마도 일반적으로 분류된 강화물의 종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에게 강화로 작용하는 특정한 종류의 강화물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 어떤 상황에서 강화물로 작용한 개체가 다른 상황에서는 더 이상 강화물의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이 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천 원의 상금은 매우 효과적인 강화물이 될 수 있지만, 대학생에게 주어지는 천 원의 상금은 강화물로 작용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어린 아동들에게 빵이나 피자는 일반적으로 행동을 유발하는 강화물의 역할을 하지만, 배부르게 식사를 끝낸 직후에 제시되는 빵이나 피자는 강화물로서 매력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칭찬이나 상품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효과적인 강화물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행동주의 이론에 따르면 학생이 제공되는 강화물에서 만족을 느껴야만 제공되는 강화물이 강화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학생이 교사의 칭찬이나 음식 등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거나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교사의 기대는 절대 충족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행동주의 이론의 핵심인 강화의 원리를 사용할 경우 적절한 강화물의 선택은 그 효과성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따라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아이들 개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강화물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사실 아이들 각각에 적합한 강화물을 찾아낸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 역시 아닐 것이다. 특정 행동에 대해 새로운 강화물을 찾아내는 일에 시간상 제약이 있다면 앞서 설명한 프리맥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행동주의 이론은 강화물을 사용할 때 반드시 그 효과가 검증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사용하는 강화물의 효과에 대한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야 한다. 일단 적절한 강화물이 선택되었다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선택한 강화물은 학습자가 바람직한 행동을 보였을 때 즉각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강화물을 제시하는 시점과 바람직한 행동이 발생한 시점 간의 시간상 간격이 멀어질수록 학습자는 자기 행동과 강화물 간의 수반성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Kulik(1988)은 스키너 상자 안의 쥐에게 버튼 누르기를 학습시킬 때, 비록 아주 작은 강화물이라 하더라도 행동에 대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강화물을 제시하는 것이 나중에 몰아서 커다란 강화물을 한 번에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즉각적인 강화의 효과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교실에서 학습하는 아이들의 경우 월말이나 기말에 수여되는 상장 등과 같은 커다란 강화물도 물론 필요하지만, 즉각적으로 제시되는 교사의 칭찬이나 관심 등이 보다 강력하고 유용한 강화물이 된다는 사실을 교사는 반드시 인지하여야 한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한 교사의 피드백에 대한 연구는 효과적인 피드백은 세부적이고 즉각적이어야 하며 교정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또한 강화의 즉시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한 행동의 발생 빈도를 감소시키거나 약화하기 위한 벌의 사용은 가장 논란이 많은 주제 중 하나다. 과연 벌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언제,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매우 특수한 경우, 즉 퇴학이나 물리적 체벌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만 다른 학생들의 학습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벌의 사용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와 교사들은 벌의 사용이 궁극적으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 동의한다. 벌의 효과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뿐더러 벌은 아이들에게 공격적인 성격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은 벌이 사용되는 상황을 회피하려는 경향성이 강하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벌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경우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이와 같은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학교 현장에는 물리적 체벌은 물론 정도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벌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교사들은 어떠한 이유로 벌을 사용하는 것일까? 벌을 사용하였을 경우 교사는 자신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 혹은 벌을 사용하지 않고 교사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벌이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감소시키는 데 유용한 행동주의 원리다. 행동의 감소라는 벌의 정의를 기초로 생각해 보면 수업 중에 소란스러운 아이의 경우나 텔레비전만 보는 아이 모두에게 벌은 효과적이었다. 즉, 벌을 받음으로써 소란스러운 행동이 감소하였으며 텔레비전 보는 행동이 감소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벌을 사용한 궁극적인 목적이 그 행동의 감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사나 부모가 벌을 사용한 궁극적인 이유는 공부하는 행동의 증가에 있다. 물론, 소란스러운 행동과 텔레비전 보기가 공부하는 행동을 방해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방해 요인의 제거가 자동으로 바라는 행동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다. 벌이란 행동의 감소를 위한 것이지 행동의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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