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연구와 이론의 교육적 적용

인간 발달 연구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다양한 영역의 학문, 즉 사회학, 생물학, 인류학 등의 학문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인간에 대한 종합적 이해에 적용되고 있다. 사회학을 통해 사회적 단위와 사회적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개인의 발달과 사회 구조의 상호작용을 규명할 수 있고, 생물학을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기능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와 학습 행동을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학은 인간의 공통된 행위와 문화에 따른 특수 행위를 고찰함으로써 인간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처럼 발달 연구는 학문 간의 학제적 관계를 기초로 보다 폭넓은 인간 이해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발달 연구는 연령별 발달이 이루어지는 양상을 이해하려는 현상 기술 연구와 발달적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 및 그 과정을 추론하고 이론화하려는 발달 기제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현상 기술 연구가 각 연령 단계의 연구에서는 발달이 일어나는 근원적인 요인과 과정에 대한 추론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두 가지 접근의 인간 발달 연구는 인간의 연령별 발달 내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며, 보다 바람직한 발달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요인과 과정을 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발달 연구는 인간 행동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가져옴으로써 교육적인 지도에 적용될 수 있다. 우선, 발달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현대의 사회문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맞벌이 부부와 이혼율의 증가, 편부모나 결손가정의 문제 등은 단순한 가정 내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발달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와 조사를 한다. 맞벌이 부부에서 나타나는 양육 방법과 유형에 대한 조사와 그들의 양육 형태가 아동의 사회적·지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방과 후 아동이 보내는 시간의 형태가 인지적·정의적 변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등은 최근의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해결하려는 인간 발달 연구의 좋은 예가 된다. 이와 같은 인간 발달 연구의 광범위한 지식은 아동과 가족의 각 구성원이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직접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사회에 산재한 많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발달 연구는 최적의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적절히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최근 미국에서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발달 연구자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곧 최적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 아동에 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에 정부나 학교의 정책입안자들은 아동을 비롯한 청소년 혹은 성인 학습자의 사고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인간 사고의 실체와 학년 혹인 연령에 따라 사고가 어떻게 발달하고 변하는지를 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정적·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이르는 변화와 전환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역동적 변화에 대한 학교와 사회의 적절한 대처가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교육과정의 구성과 교육의 질을 향상하는 데 인간 발달 연구가 보다 구체적으로 적용되어야 함은 자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나 학교의 정책이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 등의 욕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의 설계와 실행 및 평가의 모든 단계에 걸쳐 발달 관련 연구 결과의 체계적인 적용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교육정책 과정에 발달 연구자 혹은 발달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는 1960년대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1965년에 수행된 극빈층 가정의 취학 전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 프로젝트는 아동의 초기 경험이 지능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발달 연구 결과의 영향이었다. 헤드 스타트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이 계속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으로부터 이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고 지원하도록 한 것도 헤드 스타트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 20여 년간 꾸준히 축적해 온 발달 연구 결과 때문이라는 것은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또 다른 예로 영양 부족이 초기 두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의회에서 여성, 유아, 아동을 위한 음식 보조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자극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법으로 1970년대 초기까지 기아에 허덕이는 많은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에게 음식 지원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 발달 연구가 정책 수립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강력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예가 된다. 교육의 역사를 살펴볼 때 주어진 정보를 단순히 암기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한 교수 방법으로 여겼던 때가 있었으며, 아직도 적지 않은 교사들이 그와 같은 교수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iaget의 연구가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아동의 인지 수준이 어떤 모습으로 발달하는가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수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교사는 정보의 구체성과 추상성에 따라, 그리고 아동의 발달 수준에 따라 교수 방법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 교육과정 역시 Piaget 이론을 바탕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구체적이고 단순한 경험들, 다음에는 보다 상세하고 추상적인 경험의 순서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각 단계와 연결된 연령은 단지 근사치일 뿐이며, 연령 집단 내에서는 상당한 변인이 존재한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중등학교 교사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데, 그것은 교사가 담당하는 모든 학생이 각 단계의 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배경적 경험과 성숙 수준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교사가 아이들의 연령이 추상적 수준의 단계에 해당하는 연령이라고 해도 가능한 한 자구 구체적인 실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등 학생의 경우 처음부터 개념을 언어적으로 제사하여 추상적으로 사고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제되는 인지구조가 없다면 그들은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하지 않는 수업 때문에 학생들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이해 없이 수업 내용을 단순히 암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는 학생의 직접적인 경험과 더불어 동료 친구들 혹은 교사와의 토론을 동시에 제시하는 전략의 사용이다. 이는 형식적 조작기에 접어든 중등학교 학생의 효과적인 학업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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